김소연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7년 경주에서 목장집 큰딸로 태어났다. 천칭좌. B형.

인적을 찾아보기 힘든 동네에서 사람보다 소 등에 업혀서 자랐다.

그래서인지 눈이 소를 닮아 고장 난 조리개처럼 느리게, 열고 닫힌다.

그 후 무덤의 도시를 떠나 서울로 이주했다.

줄곧 망원동에서 살았는데 우기 때마다 입은 비 피해가

어린 정신에 우울의 물때를 남겼다.

매일 지각하다. 시에 밑줄을 치게 되다.

선생과 불화하며 청소년기를 보내버리다.

마음과 몸이 분리되지 않고, 따라서 이 일 하며 동시에 저 일을 하는 건

불가능한 모노 스타일 라이프를 갖게 되었다.

하기 싫은 일은 죽어도 안 하는 강건한 정신의 소유자가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은 하기도 전에 몸이 거부하는 이다.

실제로 그럴 땐 고열을 동반한 몸살에 시달릴 정도로,

몸과 마음의 완벽한 일원론적 합체를 이룬 변종이다.

그래서인지 마음에 관해서는 초능력에 가까운 신기를 보인다.

고양이처럼 마음의 결을 쓰다듬느라 보내는 하루가 아깝지 않고,

도무지 아무데도 관심 없는 개처럼 멍하니 하루를 보내는 데 천재적이다.

밥은 그렇다 치고 잠조차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몇 밤을 그냥 잊기도 한다.

몸에 좋은 음식에는 관심이 없고 아이스크림, 초콜릿, 커피를 주식처럼 복용한다.

게으르기 짝이 없고, 동시에 꼼꼼하기 이루 말할 수 없음.

첫 시집 『극에 달하다』를 낸 이후

1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를,

2009년 세 번째 시집 『눈물이라는 뼈』를 펴냈다.

마음의 경영이 이 생의 목표이므로 생활의 경영은 다음 생으로 미뤄놓고 있다.

 

마음산책 저서  『마음사전』  『시옷의 세계』   『한 글자 사전』  『어금니 깨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