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1269 |
조회수 |
1137 |
작성일 |
2009년06월15일 10:06 |
| 이름 |
마음산책 |
작성위치 |
118.33.114.49 |
| 제 목 |
[re] 박완서 선생님에 대한 글, 감사합니다. |
| 첨 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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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생생한 기사를 잘 읽었습니다.
사진 1컷 보내드렸는데, 이렇게 잘 쓰이는군요. 감사합니다.^^
선생님이 쓰신 기사 중 일부를 되새기기 위하여
여기에 올려놓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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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에 박완서 선생은 후배 소설가인 이경자 씨와 함께
호주를 방문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호주한인 문인회의 회원들과 함께 그 분들을 모시고 블루마운틴을 찾았었는데
옆에서 뵌 박완서 선생님은 대문호라기보다는
그냥 옆집 할머니 같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수수하고 지극히 평범한 분으로 보였습니다.
시드니로 돌아오는 길에는 음식점에 들러 반주를 겸한 식사를 하게 되었지요.
매운탕에 소주를 한 병 정도 나눠 마셨나요.
기분이 상당히 ‘업’된 상태에서 선생께 제가 한 말씀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 앞에서는 뭔 소리를 하면 안 된다고 하던데 맞나요?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선생님 앞에서 수다를 떨고 얼마 지나고 나면
그게 가끔 소설의 소재로 취급된다고 합디다.”
이렇게 말씀드렸더니 선생님은 시치미를 뚝 떼며 “내가 그런 적이 있나?” 하시며
고개를 갸우뚱하시는데
얼핏 보니 입가에 미소를 슬며시 흘리시는 것 같았습니다.
추측하건대 아마도 선생님은 그런 세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셨다가
소설 속에서 슬쩍 차용하셨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선생께서는 그런 비밀의 누설을 통해
우리들에게 모든 이들의 삶에는 각자의 꿈이 있고 평등하고
나름대로 의미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비록 몸은 많이 노쇠해졌지만 소설쓰기를 통해 정신은 젊음을 유지하신다는 선생님이
조금이라도 더 젊은 영혼을 지니시게 하기 위해
저 역시 기회 되면 만나 뵙고 수다를 한바탕 떨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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